이야기 하나. 손수건은 패션이다.
중세 때 손수건은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을 선도하던 패션 아이템이었다. 머리에 쓰던 헝겊 '커치프'가 액세서리로 인기를 끌면서 남자들은 그것을 포켓에 꽂았고, 여자들은 손에 들고 다녔다. 레이스 장식에 수를 놓는 것도 모자라 보석을 달았고, 모양도 세모에서 둥근 것까지 다양했다.
지금의 정사각형 형태로 통일시킨 사람은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였다. 1785년, 그녀는 화려한 손수건에 맞춰 사치스런 복장을 하는 귀족들이 '손수건 호화 금지령'을 내렸다.
이야기 둘, 손수건은 사랑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델로>에서 오델로는 부인 데스데모나에게 사랑의 징표로 손수건을 선물한다. 결국 그 손수건 때문에 둘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남녀가 손수건을 주고받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중세 기사들은 애인으로부터 받은 손수건을 모자에 넣고 전쟁터에 나갔고, 유럽의 남자들은 손수건을 이용해 여자에게 프로포즈했다. 여자의 발 근처에 하얀 손수건을 떨어뜨려 여자가 그것을 주으면 청혼을 받아들인다는 뜻이었다.
이야기 셋, 손수건은 눈물이다.
이별을 상징한다는 이유로 손수건을 선물하지 않는 나라도 있듯이 그동안 우리들의 눈물이 얼마나 많은 손수건을 적셨던가. 프랑스에서는 손수건을 코를 푼다는 의미로 '무쇼와'라 부르는데, 그것은 눈물을 흘릴때 손수건을 코에 갖다대는 그들의 습관에서 비롯되었다.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만 보더라도 연정을 뒤로한 채 사랑 손님에게 이별을 고하기 위해 어머니가 옥희를 통해 보낸 것은 하얀 손수건이었다.
이야기 넷, 손수건은 믿음이다.
오랜 세월 수감생활을 하던 한 남편이 가석방을 앞두고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날 용서한다면 마을 앞 참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매어주오.' 그가 탄 버스가 마을에 들어서자 노란 손수건이 가들 매달린 참나무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팝송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고 그 뒤로 노란 손수건은 믿음과 기다림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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