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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번. 실용적 독서/▶ 인문

[Book] 미쳐야 미친다



지은이 : 정민

1960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모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먼지쌓인 한적 속에서 '오래된 미래'를 찾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고전도 코드만 바꾸면 힘있는 말씀으로 바뀌는 힘이 있다.
한시 미학을 쉽게 풀어 소개한 '한시미학산책'과, 청소년을 위한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를 펴냈다. 이후 조선 후기 산문에 관심을 두어 박지원의 문장을 꼼꼼히 읽은 '비슷한 것은 가짜다'와, 이덕무의 청언 소품을 감상한 '한서 이불과 논어병풍' 등을 잇달아 간행하였다.
최근에는 인문학을 가로지르는 확장을 모색중이다. 새를 회화와 문화의 코드로 읽은 '한시 속의 새, 그림속의 새'외에 와당과 전각에 대한 해설서인 '와당의 표정'과 '돌 위에 새긴 생각'도 출간했다. 옛사람과의 만남 속에 떠오른 생각을 모아 '책 읽는 소리'를 펴냈다. '초월의 상상'은 한시를 도교의 창을 통해 들여다본 작업이다.

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없다. 학문도 예술도 사랑도 나를 온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한 시대를 열광케한 지적, 예술적 성취 속에는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하는 광기와 열정이 깔려 있다.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노긍, 김영,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그 시대의 메이저리거들이 아니라 주변 또는 경계를 아슬하게 비껴 갔던 안티 혹은 마이너 들이었다.

절망 속에서 성실과 노력으로 자신의 세계를 우뚝 세워올린 노력가들, 삶이 곧 예술이 되고, 예술이 그 자체로 삶이었던 예술가들,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세워 한 시대의 앙가슴과 만나려 했던 마니아들의 삶속에 나를 비춰보는 일은, 본받을 만한 사표도 뚜렷한 지향도 없이 스산하기 짝이 없는 이 시대를 건너가는 데 작은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