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만나기 전에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읽게 될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일찍 Yes24에서 책을 주문했다.
다른 책들을 주문하면서 최근 신간을 한 권 선택한 것이 바로 박경철의 이 책이다. 박경철 저자의 책은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이후로 두번째로 만남이다.
그 당시 책을 읽었을 때, 논리적으로 이어져나가는 흐름과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내용이 이루어진 것을 보고 괜찮다는 느낌을 받아서 이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망설임은 없었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한 때 파란을 일으켰던 안철수 교수와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이 시대의 아픈 청년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로 청년들의 멘토이자 올바른 길은 걸어가는 우리들의 선배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전에 큰 이슈가 되었던 책인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그는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면서 짜투리 시간을 모아서 하루에 한 권정도의 책을 읽는 열정적인 독서광이면서 시간 관리의 대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을 했다. 내가 혼자 일기를 쓰거나 블로그에 글을 남기더라도 보통 나의 진심을 나타내고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민을 하면서 써 내려나간다. 그런데 이렇게 책을 내 놓는다는 건 자기의 것을 진심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이 책은 충분히 읽어내려갈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오늘 저녁 퇴근 후에 만나게 될 박경철의 자기혁명이 내심 기대가 된다. 과연 어떤 말로 나를 생각하게 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게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책 속의 향기
모든 방황에는 의미가 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고민하며 방황하고 노력하는 것은 바른 길을 찾기위한 여정이다. 인생은 고민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계속 방황하며 노력하는 것, 주저앉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실존이고 나의 삶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다.
괴테(Johan Wolfgang Von Goethe)의 [파우스트]에서 신은 이렇게 말한다.
그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 금하지 않겠노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
우리가 사는 세계의 크기는 내가 인식하는 시선의 범위만큼이다. 산속 바위에 핀 꽃은 내 눈이 그것에 닿지 않는 한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왕양명의 시 <암중화>처럼, 산속에 핀 꽃은 내가 인식하지 않는 한 꽃이 아닌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내가 인식하는 만큼이 내 세상의 크기인 것이다. 그러니 청년이 넓은 세상을 여행하고 도전하는 것은 그만큼 자기 세상의 크기를 넓히는 것이고, 그만큼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기도 하다.
김춘수의 시 <꽃>에 등장하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구절도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인식할 때만 그것이 비로소 내 것이 된다는 의미를 온전히 인식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끊임없이 인식에 대한 긴장과 이완의 줄타기를 해야 한다. 세상은 내가 초대하는 것이다. 내가 초대하지 않는 한 나만의 세상도 없다.
데카르트의 학문에 대한 네가지 규칙
1. 나 스스로 명확하게 '참'이라고 인정한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참'이라고 받아들이지 마라 - 계속 의문을 가져라
2. 모든 문제를 큰 덩어리로만 바라보지 말고 가능한 한 작게 세분하라 - 건너뛰지 말고 완전히 이해하라
3. 가장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상에서 점차 단계를 밟아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에 접근하라 - 토대가 중요하다
4. 어떤 항목도 빠지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모든 항목을 열거하고, 그것에 대해 광범위하게 재검토하라 - 완전할 때까지 복습한다.
데카르트의 사회인의 태도 네가지 원칙
1. 자신의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치에 복종하고 온건하며 신앙을 굳건히 하고, 극단적인 의견의 편에 서지 마라
2. 행동을 취하는 순간에는 의연하고 명확한 태도를 취하라. 아무리 의심스러운 결정이었다 하더라도 일단 결정은 내린 다음이라면 완전한 확신을 갖고 그것에 따르라
3. 주어진 운명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이전에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다스려라
4. 위 세 가지를 실천하는 바탕 위에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라
실패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우리는 어릴 때 수도 없이 넘어지면서 걷는 데 천재가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누구도 넘어지면서 일어나라는 명령에 따른 것이 아니다. 스스로 하려고 해서 이룬 일이다. 실패를 하고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은 그 실패마저도 즐겁다. 성공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무언가'를 배운 기회였기 때문이다. 에디슨 식으로 말하면, 천재란 2,000번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며, 창의성은 2,000실패한 뒤에 얻을 수 있는 빛과 같은 것이다.
<나는 걷는다>와 같은 뛰어난 여행기를 읽고 자극을 받았다면 실제 내가 그 길을 따라 걸어봄으로써 영감이 얻어지는 것이지, 책 속의 사진 몇 장이 영감과 창의성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창의적 영감은 눈과 피부, 근육과 뼈가 체험하는 현장에서 자극을 받고, 거기서 싹튼 호기심이 가라앉은 나의 의식과 무의식을 흔들어 새로운 조합을 이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창의성을 고민한다면, 사람을 만나되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땅을 밟되 처음 밟는 땅을 밟고, 책을 읽되 생소한 분야를 읽어야 한다. 생소한 것들이 부단히 나를 자극할 때 그 자극에 의해 지각이 갈라지고 용암이 터져 나온다.
우리가 인생에서 의미있는 발자국을 남기고자 한다면, 반드시 20대를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30대에는 내가 가진 마지막 한방울의 열정까지 모두 토해내며 거침없이 달려야 하는 것이다. 20대의 방황은 30대의 회한을 불러올 뿐, 에너지가 될 수 없다.
스스로 혁명가가 될 때 비로소 나는 나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혁명성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는 것들에 대해, 자신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서슴없이 경계를 허물고 기존의 것을 타파하는 행동이 나를 혁명가로 만든다.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 - 파스칼(Blaise Pascal)
청춘은 '발산'이 아니라 '응축'의 시기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좌충우돌에 대해 책임질 필요까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청춘의 가슴에는 활활 타는 불길이 있지만, 그것이 뜨겁다고 함부로 토해내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것은 의미없는 소진에 불과하다. 뜨거운 불길을 쉽게 토하지 말고 뱃속 깊이 삼켜라. 그리고 다듬고 응축해라. 그 불길이 뜨거운 구슬이 되어 가슴속에 여의주를 품게 될 때, 어느 한순간 벼락처럼 쪼개며 천둥처럼 울리는 것이 청춘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 때 쓰는 말이다.
뜨거움은 청년의 자유이자 권리이므로 스스로를 활활 태울 만큼 충분히 뜨거워도 된다. 하지만 가끔은 그만큼 머리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문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다음 광장에서 기다리는 스핑크스는 점점 까다로운 문제를 낼 것이다. 그 문제들을 모두 풀고 마지막 광장에 도달했을 때 자신의 꿈이 담긴 보물상자의 열쇠를 얻기위해서 '머리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가리켜 '조화'라고 부른다. 또 머리로 설명할 수 있으면서 그것을 위해 스스로를 활활 태울 수 있는 자신감을 가리켜 '호연지기'라고 한다.
현실이 이렇다 해도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길은 다양한 체험뿐이다. 체험을 통해 성과를 가늠해봄으로써만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을 체험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간접체험이다. 광범위한 독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고, 문화예술을 접함으로써 자신의 영감을 테스트해볼 수도 있으며, 새로운 곳에 여행을 다니고 봉사활동에 참여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사귀고 어울리는 재능이 있는지 가늠해 볼 수도 있다.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준비는 호기심이다. 호기심이 없는 사람과의 대화는 편안하지만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는 하루종일 대화를 해도 단 한 줄의 영감도 얻을 수 없다. 친구를 만나도 나와 의견이 다르고 같이 있으면 긴장감이 생기는 친구와 만나야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창조적 긴장을 유지할 수 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마라. 최선이란 자기의 노력이 스스로를 감동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쓸 수 있는 말이다. - 조정래
선택의 딜레마를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택을 강요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즉,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도록 놔두지 말고,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다양하게 늘리는 것이 주요하다.
▶ 책을 읽고 나서
새로운 멘토가 생겼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싶을 때 펼쳐 볼 책이 생겼다. 오랜 만에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오랜만에 만나는 멋진 책이다.' 이 책을 내가 만든 폴더의 자기계발이라는 범주에 넣어두었는데 웬지 바꿔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기계발이라는 표현이 웬지 이 책에는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춘을 위한 철학책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처음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놀라웠던 것은 그 필력이었다. 질적, 양적으로 독서를 체화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글 속에서 이 책의 내용에 있듯이 무언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오랜 만에 다시 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최근에 내가 고민하고 있던 것에 대해 조금은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작정 읽어내려가는 것이 아니고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정말 사색하고 사유하는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를 만들어 왔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도 생겼다. 어쩌면 이 책이 서른살의 가을을 맞이하는 나에게 새롭게 사유의 시간을 주는 선물인 것 같다.
'03번. 실용적 독서 > ▶ 자기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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